전시명 : 최원정 개인전 - The Silver Age
전시장소 :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89, B1 갤러리압생트
전시일정 : 2018년 11월 13일(화)~11월30일(금)
오프닝 : 2018년 11월 13일(화) 17:00
관람시간 : 10:00~19:00 / 토 11:00~18:00 / 일:휴관
최원정 개인전 The Silver Age
아트플레이스 큐레이터 이은
최원정작가가 초기작품부터 일관성있게 말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과 그것의 진화에 관한 것이다. 정체성이란 남과 나를 구분짓는 본질적인 것이지만 끊임없이유동流動하는 규명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한국을 떠나 완전히 다른 문화권인 미국에서 수년간 살고 있는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는 작가의 정체성이 양쪽다 속할 수 있는, 혹은 양쪽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가는 것을 직접 경험하며 그 중간적 상태를 탐구 해 나아가는 과정이다. 흔히 사람들은 심리적 안정을 위해 소속감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국가나 가족, 또는 종교같은 것들을 필요로 하며 그런 것들로 자신이누구인지를 정의 내리곤 한다. 그러나 그런 소속감들은 동시에 구속이 되기도 하여 특정 관습과 전통, 윤리적 잣대가 구성원들에게 기대 되어진다. 그래서 반대로 소속이 되어있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자유롭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The Silver Age’란 이번 전시에서 최원정작가가 내어 놓은 작품에서 그런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Borderless’라는 제목을 붙인 그녀의 은신발은 마치 중세시대 갑옷처럼 발을 튼튼하게 지켜주어 그 신발만 신으면 어디든 마음 껏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또‘Fearless’라는 물고기를 지켜주는 갑옷-그 물고기는 작가자신을 상징한다고 한다. -은 지난 10년 이상 작가의 전시에 등장하고 있다. 작가가 수집해서 작품에 사용하고 있는 은식기들은 미국이나 유럽식의 것으로 수십년 혹은 수백년 된 것들이다. 이를 자르고 다시 이어 붙여 만든 것은 미국식도, 한국식도 아닌 작가 자신만의 것이다. 그래서 ‘third culture kid’라는 작품이 탄생한다. 서양의 전통적인 은식기 문양의 한가운데 우뚝 서서 내려다 보듯 하고 있는 third culture kid는 한국과 미국의 두가지 문화를 동시에 접하며 살고 있지만 자신의 뿌리를 어느 한 나라로 특정 지을 수 없는, 동시에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이방인으로서의 자유로움과 소외감 사이에서 어떤 답을 찾았을까? 작가의 최근작을 보면 자신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몇 만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조상들이이주해 온 경로를 밝혀내고 있다. 결국 작가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유영하는 자아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예술적 상상력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 수만년에 걸친 여정들은 지층처럼 쌓이고 굳어져 우리의 유전자 안에 잠재하고 있을 것이다. 어차피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가 되어가는가’는 아무도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우리는모두 누군가가 되어 가는 과정에 있는 불확실함 속에서 어떤 답을 구하고 있지 않을까?